현의 노래
바람 솔솔 부는 봄날 강가에 앉아 흐르는 물과 그 위를 떠다니는 빛을 응시하며, 리듬을 느껴봅니다. 일정한 리듬이 있는 듯 없는 듯 자기만의 소리를 하나하나 내뱉습니다. 떠다니는 빛의 장단이며, 스치는 바람의 음율이 하나의 소리를 메꾸어 완벽한 노래를 만듭니다. 제가 생각하는 완벽한 음악입니다. 눈과 귀와 코,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음악이어야 합니다.
김훈을 들었습니다. 김훈의 '현의 노래'를 읽었습니다.
솔 직히 음악에 음자도 모르는 저입니다. 딱히 즐겨 듣는 가요나 팝송도 없을 뿐더러, 클래식은 더더욱 멀리합니다. 그러나 자연 속에서의 장단, 리듬은 제가 모르는 사이 제 몸이 스스로 반응합니다. 돌 맞을 허튼 소리일지도 모릅니다만, 결국 음악이란 자연의 소리를 차용한 복사본이 아닐까합니다. 그런 생각이 미치니 결국 소리의 주인은 없다는 결론에 닿습니다.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와닿은 부분이 여기입니다.
'소리는 주인이 없기에 자유롭고 본연의 음색을 낸다.'
세상의 소리를 담은 12줄 금, 가야금의 그 시작과 함께한 글읽기 였습니다. 그러나 솔직하게 고백해야겠습니다. 글의 내용, 음악에 관한 이야기 보다 김훈 특유의 문체, 그 역동성에 한참을 매혹당했습니다. 남한산성이후 두번째 김훈의 작품과 조우입니다. 그 당시 문체는 제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. 단지 내용만을 챙기고 가기 바빴습니다. 소설을 읽으며, 약간의 여유를 담을 수 있는 지금, 그의 문체가 새롭게 다가옵니다.
김훈의 책을 보신분은 아시겠지만, 물 흐르듯 천지사방간을 그의 글들로 적십니다. 진중한 글이 근본을 세우고, 화려한 글들이 치장을 이뤄 한폭의 글 노래를 만들어냅니다. 글 알갱이들이 음을 이뤄 박차올라 화음을 이루고, 그 기나긴 여정이 노래에 닿습니다. 글이 노래고, 노래 속에 낱알 글 알갱이가 서로를 돋우어 온몸을 휘감습니다.
우륵의 가야금 소리가 글을 타고 눈을 채워 귀를 화려하게 합니다. 다음 김훈의 작품 '칼의 노래'가 기대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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칼의 노래 저 역시나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.
김훈의 문체는 처음 볼 때는 거부감이 일었습니다만..
중독되더군요.. :)